아들이 넘어지고 난후에 거의 3개월만에 딸내미 집에서 모였다.
모이기 며칠전 딸내미가 전화를 해서 돈가스를 만들려고 한다고 해서
남편이 만들어봤냐고 물으니 아빠가 해준것만 먹어봤는데 인터넷 보고
만들어 보려고 한다고 하니 남편이 돈가스하면 아빠지 하면서 아빠가 만들테니
걱정 말라고 했다.
우리는 한국에서 살때부터 집에서 돈가스를 만들어 먹였었다.
아들은 지난번 모임할때 만들어 온 일본식 스프를 만들어 오겠다고 했고
나는 콜라비 생채랑 마늘쫑 무침을 만들고 집에서 양배추 단무지등을 갖고 간다고했다.
딸내미는 밥이랑 디저트를 만들고 아들은 일본식 스프를 해왔다.
우리는 돈가스, 생선가스,양배추,단무지,콜라비 생채,그리고 마늘쫑 무침을 준비하고
소스는 하이라이스가 맛있는데 요즘 마트에 없어서 돈가스 소스를 하나샀다.
딸내미랑 통화중에 단무지도 있으면 좋겠다해서 집에 있으니 갖고 간다 했고 양배추며
다 있으니 걱정말라고 하니 딸내미가 엄마 아빠가 다 준비하시네 그러기에 괜찮다면서
모이는게 중요한거지 누가하는게 중요하지 않다고 말했다.
그날 만나기전 오전에 아들과 딸에게 똑같이 와플을 만들어서 주었다.
우리는 보통 상을 차리면 모든것을 다 식탁에 놓는데 딸내미는 늘 서양식이다.
식탁에 앉기전에 먼저 먹으라면서 새우랑 와사비가 잔뜩 들어간 칩스를 내어 놓았다.
이것은 1차로 아일랜드 테이블에서 서서 먹고..
와사비 칩스가 맵기는 해도 맛이 좋았다.
딸내미가 엄마 칩스어때 하길래 맛있는데 하니 딸내미는 너무 매워서 별로인데 사위가 에피타이저로
먹으려고 내가 좋아하는 와사비 칩스로 사왔단다.
식탁에 앉으니 제일먼저 아들이 만들어 온 일본식 스프를 내놓았다.
해물도 넣고 만들었다는데 정말 맛이 기가 막히게 좋았다.
내가 너무 맛있다고 하니 아들이 다음에 엄마도 만들어다 드릴께요 그런다.
앞에 와인잔에 담긴것은 사위가 술좋아하는(?) 장모를 위해서 사왔다는 딸기맛 맥주였는데
맛이 내맘에 쏙들게 맛이 좋았다.
사위는 모일때마다 냉장고를 열어보이면서 무엇을 원하느냐고 묻는다.
여러가지중에서 알아서 고르면 된다.
내가 먹을 접시에 내가 직접 담은것.
아이랜드 테이블에 준비된것을 놓으면 본인이 알아서 자기 접시에 담으면 된다.
오른쪽 끝이 돈가스인데 나는 작은것으로 담았다.
옆은 생선가스 그위는 단무지, 콜라비 생채, 소스를 얹은 양배추 채, 그리고 현미밥 조금 그옆은 마늘쫑 무침
딸내미가 마늘쫑 무침이 너무 맛있다고 하면서 나도 할수는 있을거 같은데 엄마 맛이 안나겠지? 그런다.
그냥 하는것이 아니고 끓는 물에 살짝 데쳐야 질기지 않다고 하니 그렇지 난 몰랐네 다음번에 해보겠다고 한다.
며느리는 돈가스를 좋아해서 두번 사위도 두번 다들 두번씩 나는 하나를 잘라서 아들과 나눠 먹었다.
남편은 튀기고 딸내미는 옆에서 도와주고..
뒤에서 보니 부녀가 너무 다정해 보인다.
남편도 나이가 드니 등이 구부정해 보이는것이 영락없는 할아버지 모습이다.
참으로 인생무상이로구나 하는 생각이 새삼스레 들었다.(나도 그렇게 보이겠지?)
먹기전에 아들이랑 며느리가 뭘하는지는 자세히 안봐서 모르겠다.
아마도 양배추에 얹을 소스를 만드는것 같아 보인다.
딸내미가 오븐에 구운 디져트를 준비하고 있는것 같다.
와인도 두가지를 마셨는데 당연히 내가 제일 많이 마셨다.
와인을 마시면서 며느리가 와인잔이 예쁘다고 어디서 샀냐고 하니 딸내미 말이 누가 선물한것 같은데 오래되서
모르겠다고 하길래 내가 얼결에 엄마가 쓰려고 샀다가 한번도 안쓰고 너준건데 말하고나니 며느리에게
미안했다.
며느리에게 나중에 너도 사줄께 하니 어머니가 작년엔가 포트메리온 접시 6개짜리 사주셨잖아요 그러길래
아 그랬구나 그런데 집에도 크리스탈 많으니 아무것이나 갖고 싶은것 골라서 갖고 가라고 했다.
그래도 시누이 올케가 자매처럼 늘 다정하게 너무 잘 지내서 좋다.
울 아드님 편한 의자에 앉아서 한가롭게 핸드폰을 들여다 보고 있다.
머리가 길었네 하니 파마 하려고 길렀다고 한다.
머리 손질이 귀찮아서 파마를 하려고 한다고 하는데 울 아들은 파마 머리가 잘 어울린다.
딸내미가 디져트로 만든것.
그전엔 내가 다 만들었는데 이젠 힘들어 못한다.
빵굽는 기구들도 전부 딸내미에게 주었다.
만들어 갖고 간것이 많았는데 며느리는 튀겨달라고 하고 딸내미는 나중에 튀겨 먹겠다고 해서
몇개 냉장고에 넣어두고 사돈집이 멀지 않은곳이여서 드리라 하니 사위가 운동하러 가서 만날테니
그냥 튀겨주라고 하기에 튀겨서 보냈는데 다음날 딸내미에게 연락이 왔다고 한다.
일본에서 살때 먹어본 돈가스보다 훨씬 더 맛있었다고 고맙다고 전해 달라고 했단다.
사위는 토요일마다 부모님과 함께 테니스를 치기때문에 만나서 드렸다고 했었다.
집에 가려고 나갔는데 막 사위가 도착을 했고 부모님이 고맙다고 하셨다고.
다음날 에어 후라이에 구워서 드셨단다.
딸내미가 오븐에 디져트를 넣고 시간을 보는것 같다.
우리 사위는 우리가 갈때마다 밥을 먹고나면 늘 피아노 연주를 해준다.
그날도 김건모,성시경 노래를 연주하고 다른것 몇가지 연주를 해주었는데 언젠가 내가 소녀의 기도랑
엘리제를 위하여 연주를 해달라고해서 들었는데 너무 좋았다.
중학교 2학년때 우리반 아이 하나가 피아노를 엄청 잘치는 아이가 있었는데 그때 들었던 소녀의 기도랑
엘리제를 위하여가 늘 생각이 났었다.
그애 이름이 권기옥인가 그랬던것 같은데 정확히 기억이 안난다.